협력사목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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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장 이기헌 베드로 주교

협력사목이 뭐예요?

우리 교구에는 다른 교구에서는 별로 볼 수 없는 협력사목이란 제도가 있습니다. 본당 주임신부 임기를 마치고 나면 연이어서 주임신부를 할 수 없고 협력사목을 하거나 특수사목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주임신부를 마친 신부가 주임과 부주임 사이에서 협력사목이란
직위를 갖고 사제생활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의정부교구에 부임하였을 때 사제단이 저에게 건의한 것 중 하나가 후배신부들이 7년차가 되면 본당신부를 할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평소 저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후배들을 배려하는 마음들이 기특하게 생각되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후배들을 생각하며 사제단이 의견을 모은 일이기에 어려움과
희생을 각오하긴 했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습니다.

우리 의정부교구는 생긴지 얼마 안 된 교구라서 사제수에 비해 본당 숫자가 적고 또한 특수사목이 적은 편입니다. 젊은 신부들이 7년차에 본당을 나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선배들이 희생을 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협력사목입니다.

주임신부를 마친 신부가 주임신부와 부주임신부 사이에서 협력사목이란 직위를 갖고 사제생활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협력사목이란 제도를 시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협력사목을 하고 있는 신부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불평 섞인 하소연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후배들을 생각하며 사제단이 의견을 모은 일이기에 어려움과 희생을 각오하긴 했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습니다.

서열문화가 강하고 직위로 사람을 대하는 분위기가 강한 우리 사회에서 협력사목이란 제도는 교회 안에서도 생소할 수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선배가 후배를 주임으로 모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마도 우리 신자들 역시 본당의 사제들을 대할 때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협력사제들이 말하는 어려움 가운데 교우들의 그런 인식을 언급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서 굳이 <부주임>이 아닌, ‘주임신부급’ 사제라는 의미를 가진 <협력사목>이란 호칭을 쓰게 되었습니다.

협력사목은 인사문제, 즉 젊은 신부들이 부주임을 너무 오래하게 되어 혹시라도 의욕을 잃게 될까 하는 염려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협력사목에 담긴 정신은 점점 더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교회의 기본적인 정신은 공동체이고, 함께 협력하며
교회를 건설해 가는 것입니다.

교회의 기본적인 정신은 공동체이고, 함께 협력하며 교회를 건설해 가는 것입니다. 우리 교구만 해도 신자수가 4천 명이 넘는 본당이 스무 군데가 되고 절반에 가까운 45%가 3천 명이 넘습니다. 특히 신자 수가 4-5천 명이 넘는 본당은 사제 한두 명으로 제대로 된 사목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 본당 경험이 있는 협력사제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사목한다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관계의 어려움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것을 너무 힘들어하는
세상에서 사제들이 화목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은 신자들에게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이 함께 대화를 나누며 의논하고 협력하는 사목이 참된 의미에서의 협력사목입니다. 인간관계의 어려움 때문에 함께 살아 가는 것을 너무 힘들어하는 세상에서 사제들이 화목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은 신자들에게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최근 협력사목을 하는 어떤 신부님이 면담 중에 저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본당에서 노인사목과 사회사목을 맡았는데, 할 일이 어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노인대학이 꼭 주일학교처럼 일이 많고, 사회사목도 제대로 하려면 얼마나 일이 많은지 모릅니다.”

우리 교구가 협력사목을 시작한 지 7년이 되었습니다. 현재 14명의 사제가 협력사목을 하고 있고 40여 명의 신부님들이 이미 협력사목을 경험하였습니다. 교구에서 사제 서품이 빠른 여러 명의 신부님들이 후배들을 생각하며 기꺼이 협력사목을 하고 있기에 협력사목 제도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교구의 협력사목 제도가 뿌리를 잘 내려 사제단이 서로 아끼고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한국교회 안에서도 좋은 모범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연중 제29주일 ·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 전교 주일 - 2017년 10월 22일 •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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